[ 訓子篇 ] 학문의 중요성에 관한 글귀를 실은 근학편에 이어서, 이 편에서는 자식 교육에 관한 글들을 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자식 교육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으나 그 내용과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이 편을 통해서 다소 살펴볼 수 있다. 1. 景行錄云, 賓客不來면 門戶俗하고 詩書無敎면 子孫愚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빈객(손님)이 찾아 오지 않으면 집안이 비속해지고, 시서를(시경과 서경을) 가르치지 아니하면 자손이 어리석어지느니라. (字義) ○門戶는 지금도 자주 쓰이는 단어이다. 예]문호(門戶)를 개방하다. 戶는 지게 호. "지게"는 마루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곳에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바른 외짝문을 뜻한다. 즉, 門은 집으로 들어서는 대문이나 집안 내에서 드나드는 나무짝 문들을 가리키고, 戶는 방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비유적으로 집안을 뜻한다. ○詩는 詩經을, 書는 書經을 뜻한다. ○愚는 어리석을 우. 2. 莊子曰, 事雖小나 不作이면 不成이요. 子雖賢이나 不敎면 不明이라.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아니하면 현명해지지 못하느니라. (字義) ○雖는 비록 수. 일반적으로 雖앞에다가 주어를 쓴다. 즉 雖事小라고 영어식으로 쓰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賢은 어질 현. 어질다는 것은 착하고 순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현명하다는 뜻이다. 예]賢明(현명). 3. 漢書云, 黃金滿 황금이 상자에 가득찬 것은 자식에게 한 권의 책을 가르치는 것만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주는 것은 자식에게 한 가지 재주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滿은 ~에 가득차다. 예]金玉滿堂(금옥만당). ○ 4. 至樂은 莫如讀書요. 至要는 莫如敎子니라.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한 것이 없고, 지극한 요체는(지극히 긴요한 것은) 자식 가르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字義) ○至는 ①이를 지 ②지극할 지. ②로 쓰일 때는 명사나, 술어앞에서 한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莫如: ~만한 것이 없다. (직역하면, ~와 같은 것이 없다) 莫은 ①금지사로서의 莫. ②없을 막. 등등 2가의 뜻이 있다. ○莫如와 不如: 어떤 책에서는 이 두 관용구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나, 개인적으로 볼 때는 전혀 다른 것이다. 莫如는 주로 뒤에 짧막한 명사구가 와서 "~와 같은 것이 없다"의 뜻이고, 不如는 뒤에 명사구 또는 서술문이 와서 "~만 못하다," "~하는 것만 못하다"의 뜻이다. ○要는 여기서 명사로 쓰였다. 5. 呂滎公曰, 內無賢父兄하고 外無嚴師友요, 而能有成者는 鮮矣니라. 여형 공께서 말씀하였다. 안으로는 어진 부형(어버이와 형)이 없으며, 밖으로는 엄한 사우(스승과 벗)이 없으면서 능히 성공을 거둔 자는 드무니라. (字義) ○"內~~,外~~"의 댓구문 형식을 파악하면 해석하기가 한결 쉽다. ○鮮은 드물 선. "~~者,鮮矣" 구문은 "~하는 사람(~하는 것)이 드물다"의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6. 太公曰, 男子失敎면 長必頑愚하고 女子失敎면 長必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남자가 (어려서) 가르침을 잃으면 커서 반드시 완우해지고(둔하고, 어리석어지고) 여자가 (어려서) 가르침을 잃으면 커서 반드시 추소해지느니라(거칠고 솜씨가 없어지느라). (字義) ○頑은 완고할 완. 어리석을 완. 예]頑固(완고), 頑愚(완우). ○ 7. 男年長大어든 莫習樂醉하고 女年長大어든 莫令遊走니라. 남자 나이가 장대해지거든(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풍악과 술먹고 취하는 것을 배우지 말고, 여자 나이가 장대해지거든 밖으로 놀아 다니게 하지 말지니라. (字義) ○年은 ①해 년. ②나이 년. ○樂은 풍류 악. ○令은 "하여금 령."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같음. 8. 嚴父는 出孝子하고 嚴母는 出孝女니라. 엄부(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내고, 엄모(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내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아래 글귀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出은 타동사로 ①(장소)~를 나가다. 예]出所, 出監, 出家. ②~을 내다. 예]出産, 出兵, 出師(師는 "군대"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9. 憐兒엔 多與棒이요, 憎兒엔 多與食이니라. 아이를 어여삐 여기거든 몽둥이(매)를 많이 주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밥을 많이 주라. (字義) ○憐은 어여삐여길 련. 불쌍히여길 련. "어여삐 여긴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뜻이 아니고, 고어(古語)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이다. 예]可憐(가련), 憐憫(연민). ○棒은 몽둥이 봉. ○與는 줄 여. 10. 人皆愛珠玉하되 我愛子孫賢이니라. 사람들은 모두 주옥을 사랑하나, 나는 자손이 어진 것을 사랑하느니라. 訓子篇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