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하면서

아버지는 헌것을 더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신우림 2011. 3. 7. 16:19

^*^★ 아버지는 헌것을 더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

 

새벽을 알리는 첫닭이 울면

샛별보고 논밭으로 나가시는 아버지는

일하기를 무척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먼동이 트기 전에 부엌으로 나가시는 어머니

청솔가지 타는 연기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시며

육 남매 도시락엔 쌀밥을 골라 담고

꽁보리밥 당신이 먹는 것을 꽁보리밥을 더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입다

해어져 벗어 놓은 옷을 즐겨 입고

우리가 신던 구멍 난 양말과 떨어진 신발을

꿰매 신는 아버지는 원래 헌것을 더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와 우리 오 형제는 밥상을 차려주고

어머니와 누나는 부뚜막에 걸터앉아

바가지에 누룽지만 담아 먹는 것을

큰 그릇에 많이 담아 먹으려고 여자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자전거를 사주고 당신은 먼 거리도 걸어서 다니시는

아버지는 원래 걷는 것이 좋아서

이십 리 장에도 걸어서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내 나이 들어 부모가 되어보니

이제는 그 속내를 알 것 같습니다

감자 이량보다 깊게 파인 부모님 이마에 주름은

우리 육 남매가 짓밟은 흔적이요

 

U자로 구부러진 아버지 등과

S자로 휘어진 어머니 허리는

육 남매를 먹이고 업어 키운 훈장이지만

훈장에 상금을 지급하지 못한 불효자는

오늘도 하늘만 쳐다보며 눈물짓습니다

 

'생각 하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가 함께보면 좋은글   (0) 2011.03.07
인간관계 성공법칙 22가지  (0) 2011.03.07
왜 산에 가야 하는가   (0) 2011.03.07
이어령님의 강의내용  (0) 2011.02.23
가족이란  (0) 2011.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