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풍이네 미동

남녀유별 내외담이 아름다운 풍산김씨(豊山金氏) 종택(宗宅)

신우림 2013. 1. 19. 09:36

 

 

풍산김씨 종택은 경북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에 자리하고 있다.

오미리는 풍산김씨 오백년 세거지이기도 하다.

  

  

 이 종택은 선조 때의 학자인 유연당 김대현 선생이 1554년(명종9)에 창건하였으나 임란때 소실되고

1600년(선조3)에 학호 김봉조 선생이 다시 건립한 가옥이라 한다.

이 가옥은경상북도민속자료 제38호로 지정 되어 있다.

  

  

 

이 종택의 대문을 들어서면 대문 문턱이 아주 재밌게 되어 있었다.

판대문턱을 이렇게 움직일수 있게 만든것은

곡식을 실은 달구지가 드나들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종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안마당으로 들어가는 중문앞에 토벽을 쌓아 만든 내외담(차면遮面담)이다.

  

 

  

  

 

 

내외담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 밖에서는 안을 들어다 보기 어렵지만 안에서는 밖에서 오는 손님을 볼수가 있다.

사대부 가문의 남녀유별(別)을 잘 보여주고 있는 담장이다.

  

 

  

 

 

안채로 들어서면 전형적인 양반 가문의 ㅁ자형 주택이다.

안동의 여느 종택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온기가 그대로 살아있어 너무나 따뜻했다.

 

 

 

 

 

주인의 허락을 얻어 안방에 들어가 작은 창으로 바깥을 내다 봤다.

대문에 들어오는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게 만들어져 있었다.

들어오는 사람의 다리부분만 보이게 되어 있다.

요즘은 여자들도 바지를 입고 다니기에 구별이 다소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그 옛날에는 얼굴을 보지 않고 당연히 구별을  할수 있었을것이다.

어떻게 보면 엿보는것이 될법도한데

얼굴을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상대를 배려하고

남녀 유별의 예의를 지켰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안마루에 앉아 뒷문을 열어놓고 보면 이 종택의 사당이 보이고 사당앞에 자리한

멋스런 노송이 사당을 지켜주고 있는듯 하다.

 

 

 

 

 

정갈한 담장을 끼고 걸어나오는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단정해 진다.

보는이 없어도 예의를 지켜주던 내외담이 내게는 아주 인상적이였다.

어느 가문이든 가문이 가지는 독특한 정신이 있을것이고

이 가문의 유래와 역사적 사실을 전혀 모른다 해도

한가지를 보고도 마음을 가지런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옛 선인의 발길을 찾아보는 의미가 될듯하다.